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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6

유럽 여기저기, 안 볼래야 안 볼 수가 없는 FSC 마크 석 달간 유럽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심심치 않게 만났던 마크가 있다. 사실 조사차 출장간 거 아니고, 적금 박살내고 내 돈으로 놀러 간 거라 오기로라도 ‘일’과 관련된 건 안 보고 안 듣고 그저 놀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런데도 여기저기 찍혀 있으니 안 보래야 안 볼 수가 있남~ 함부르크에서 끊은 기차표에도, 산세바스티안의 한 레스토랑에서 시킨 물병에도, 세비야의 관광안내소에서 받은 지도에도, 뮌헨의 슈퍼에서 건네준 영수증 뒷면에도, 마드리드 미술관 안내 브로슈어와 표에도 이 마크가 살포시 찍혀 있었다. 그 마크는 바로 지속가능산림 인증마크(FSC)다. 마드리드 카이샤포럼 브로슈어와 입장권에 찍힌 FSC 마크 함부르크 기차표 뒷면에 찍힌 FSC 마크레스토랑에 주문한 물병에 붙은 라벨의 FSC 마크세비야 .. 2016. 11. 15.
[프랑스 아를] 반 고흐가 사랑한 도시, 아를 소문대로 니스(Nice), 에즈 빌리지(Eze village) 등 남부 프랑스는 아름답기 그지 없다. 그런데 니스와 에즈 빌리지에 대해서는 아름답다는 말 외에 별로 쓸 것이 없는 반면, 아를(Arles)은 좀 특별하다. 바로 반 고흐가 이 곳의 따뜻한 햇살 아래 가장 화려하게, 가장 눈부시게, 무엇보다도 가장 그답게 그림을 그려낸 곳이기 때문이다. 어디를 봐도 햇빛이 잔인하지 않을 정도로 작렬하는 눈부신 마을에서 그는 잠시나마 영혼에 햇볕을 쬐었던 것 같다. 비록 그가 바라 마지 않았던 예술 공동체 실험이 산산조각 나고, 그 결과 고갱과의 관계가 비극으로 치달았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는 이곳에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수많은 그림들을 그려냈다. 아마 그 순간만큼은 동생 테오에게 생계를 의지하고 있다는 미안함.. 2016. 10. 27.
[프랑스 파리] 파리지앵들의 간지나는, 공공자전거 벨리브 “자전거를 탄 어른을 볼 때마다, 인류의 미래에 대한 절망이 줄어든다.” H.G. 웰스『사이클 시크: 자전거가 아닌, 자전거를 타는 당신에 관한 이야기』 중 3달간 유럽을 여행하면서 전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도시는 포르투갈의 신트라, 독일의 베를린을 빼고는 없다. 신트라는 리스본의 외곽 도시라 애초에 차 없이 다닐 수 없었고, 서울의 3배 크기인 베를린을 속속들이 보고 다니려면 동력수단이 필요했다. 파리,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부다페스트, 프라하, 암스테르담, 로마 등 웬만한 도시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녔다. 분명컨대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느꼈던 도시의 속살은 차를 타고 스쳐 지나는 풍경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파리는 자전거를 타는 것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도 너무.. 2016. 10. 27.
[부다페스트] 선진국이 별 건가, 헝가리적인 삶 헝가리 오기 전, 헝가리에 대한 인상은 '글루미' 그 자체였다.'글루미 선데이'라는 영화와 노래에 쌓여 영국보다 더 구름지고 아이슬란드보다 더 고독해서 자살충동을 일으키는 헝가리, 랄까. 그.러.나.불후의 명작 만화 에 나오듯 '운명은 언제나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는 여행에도 적용된다. 여행 오기 전에 떠올렸던 헝가리는 내가 만난 실제 헝가리와는 너무나 달랐다. 굴비 한 두릅 엮듯 체코에 몰려있는 한국 관광객들에게 프라하 대신 부다페스트를 권해주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유럽적 정취가 가득 찬 거리, 유럽에서 최고로 아름답다고 뽑히는 도나우 강의 야경을 즐길 수 있는데(쵝오! 게다가 해가 지면 기똥찬 야경을 자랑하는 '어부의 요새'는 공짜다!) 물가는 서유럽의 70% 정도밖에 안 된다.. 2016.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