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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년3

여행의 설레임보다 일상의 온전함에 온기를 느끼는 나이 안식년 여행을 떠나오기 전 3~4달간 일이 휘몰아쳤다. 여행 일정과 예약은 고사하고 스페인 바닷가 산세바스티안을 목전에 둔 채 겨털도 못 뽑고 밀림이 왕성한 털들을 모시고 비행기를 탔다. 이러다가 영화 에 나온 '탕웨이' 되는 거 아냐? (라고 생각했지만 겨털 있다고 아무나 탕웨이 되남 -_-) 머리털 휘날리게 바쁘다는 표현을 휘날리는 겨털을 못 뽑을 정도로 바쁘다고 수정하는 바이다. 애니웨이, 암만 바쁘고 힘들어도 괜찮았다. 장장 6개월에 걸쳐 여행만 할 건데 염병, 못 할 일이 뭐시가 있당가. 나는 따박따박 통장에 월급이 입금되는 동안 여행을 한다는 자체로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 중 한 명이 되었다. 감히 어떤 불만도 이야기 꺼내면 안 될 존재였고, 나도 느자구가 있는데 그래서야 쓰겄으. (그럼에.. 2016. 7. 1.
[삶과 문화] 24시간 속도사회와 컵라면 2016년 6얼 14일 한국일보 [삶과 문화] 칼럼 글 : 베를린은 아직 한참 전이고 지금은 파리의 공유공간(co working) 카페에 앉아 비오는 Rue. Beaubourg 거리를 바라보며 블로그질 하는 안식년의 첫 토요일 오후. (에헤라디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6월 중순에 파카 입고 댕기는 날씨라니!) ‘니가 깜짝 놀랄만한 얘기를 들려주마, 아마 절대로 기쁘게 듣지는 못할 거다’로 시작하는 장기하의 씨의 노래에 어울릴 만한 소식이 있다. 뭐냐 하면, 앞으로 6개월간 일을 쉬고 온전히 여행한다. 10년간 시민단체에서 일한 후 안식년을 받았다. 다음 원고는 ‘가난하지만 섹시한’ 도시, 베를린의 한 카페에서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막상 떠날 시점이 되자 은행잔고가 떠오르며 하필이면 ‘물가 깡패’ .. 2016. 6. 18.
부러우면 지는 거다, 6개월의 안식월 유럽여행 정보 '유텔' 대학 졸업식이 있던 때 나는 졸업기념으로 졸업식은 안 가고 인도로 떠났다. 겨우내내 2달 동안 혼자서. 그런데 그때도 지금도 오늘 일은 내일 한다는 자세로 믿을 구석도 없으면서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근자감에 둥실둥실 떠 있어서, 숙소 예약을 단 하루도 하지 않고 비행기에 올랐다. 인도로 떠나기 전날 밤에는 자취방에 친구들을 끼고 누워 밤새 영화를 다운받아 보았었다. 그리고 현지 시간으로 새벽 12시 30분에 비행기는 뭄바이에 도착했다. 그 밤에 도착하는 것을 모를리 없었건만, 국제공항 의자에서 대략 새벽 6시까지 밍기적 때우다가 첫 차 타고 시내에 나가면 되겠지라는 자세는, 당시 쌍팔년도 서울역 대합실처럼 담배 냄새가 밴 공항같지 않은 공항의 풍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틀째 잠을 못 자서 정신도 혼미해지고.. 2016. 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