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룬다티로이1 자신을 각인시키는 시대에 저항하는 작은 것들의 신 오래 전 인도를 두어달 여행한 적이 있다. 말갛게 어리고 말쑥할 정도로 자기중심적이라 존재 자체가 민폐인데도 민폐인지조차 까맣게 모르던 20대 초반. 인도에 대해 개뿔도 모르는 채로, 가이드북 한 번 읽지 않고, 밤 12시에 뭄바이에 떨어지는 일정에도 첫 날 숙소도 예약하지 않은 채로, 그저 당시 같이 살던 룸메가 날마다 헤시시를 피워대며 보냈다던 인도 이야기에 빠져 비행기표를 샀다. 홍대 앞 클럽들에서 인도의 히피 고장이자 풀문파티가 열리는 고아에서 춘다는 '고아 댄스'가 유행하던 시절이기도 했다. 인도의 작가, 아룬다티 로이의 유일한 소설책 을 읽었다. 짧은 숏컷의 머리에 그렁그렁한 눈으로 연설을 쏟아내던 그의 사진과 명성에 익숙해서인지 단 하나의 소설책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러웠다. 물론 정치 평론집이.. 2016. 5.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