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하락1 [모로코 메르주가] 사막, 여행, 나 서사하라 사막이 시작되는 마을의 끝 ‘메르주가’에 도착했을 때야, 나는 뜨거운 것을 직접 느껴봐야 뜨거운 맛을 아는 우둔한 사람임을 새삼 알게 되었다. 청춘을 넘어서니 이제야 내가 할 수 없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과 어쩔 수 없이 하는 것, 그러니까 나 스스로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것을 어느 정도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고 느꼈었는데. (아, 망할 놈의 이십 대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아니었다. 착각이었다. 사막에 오기 전까지는 나는 여름에도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 빼도 박도 못하는 여름형 인간이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한낮 온도가 45도~50도까지 올라가는 메르주가에서 6일을 보낸다는 말에도 ‘그러시던지’라고 응답했다. 여기 와서 비로서 내가 알던 여름의 범위.. 2016. 11.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