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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2

고양이 낮잠같은 시간들 2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15일 동안 방콕과 치앙마이에 콕 박힌 여행을 했다. 친구가 물었었다. "넌 잘 살고 있는 거 같냐? 서른 여섯 쯤에 이렇게 살고 싶다,고 어릴적에 생각해 본 적 있어?"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수안나품 공항에서 혼자 물끄러미 대답을 생각했다."뭐 그럴지도. 20대 중반에 바퀴벌레 나오는 인도의 도미토리에서 리조트나 크루즈 여행하는 돈 많은 장년도 좋겠지만, 그런 취향없어 보이는 장년 말고나이 50 정도에는 적당히 깨끗하고 적당히 소박하고 적당히 겉멋 든,게스트 하우스라기에는 실외 수영장이 여유롭고, 부띠끄 호텔이라고 하기엔 가격과 시설이 소박한 곳에서 겨울을 보내다가 봄이 오는 즈음에좋아하는 일이 있는 직장과 끈적이는 쌀밥이 밥통에서 익어가는 집으로 돌아가면 좋겠.. 2013. 3. 18.
잔혹한 여행 이른 아침, 파슈멘 공원(요새) 뜨거운 여름, 아지랑이 피우는 더운 도로 옆에서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공짜여행이 당첨되어도 겨울의 유럽이나 몽고라면 ‘내 돈 내고 동남아 여행’이 좋고 고양이처럼 오래 켜둔 노트북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에 몸을 부비는, 나는 ‘뜨거운 것이 좋아’ 신봉자. 너무 춥고 길었던 이번 겨울, 뜨거운 마음과 ‘달러빚’ 얻는 처지에 마련한 방콕행 티켓과 고스란히 남은 2주간의 휴가. 방콕에 도착하고 24시간이 채 못 지나 교통사고가 났다. 카오산로드 근처 파슈멘 공원, 해가 나왔지만 아직 여명이 푸르스름한 그 시간에 아침 산책을 하고 한 시간쯤 공원 벤치에 앉아 책을 읽다가, 아침밥으로 어묵국수를 사 먹으러 가는 길이었다. 뭐,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고 생각하는 찰나였다.. 2011.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