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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주가3

[모로코 메르주가] 다른 차원에 속한 세계, 사막 묵고 있던 숙소 파티마의 집을 통해 1박 2일의 사막투어를 떠나기로 했다. 메르주가는 사막을 유목하던 베르베르인들이 정착한 마을인 듯, 마을 주민들은 (모로코 어가 아닌) 베르베르어를 쓰고 베르베르 음식을 먹고 베르베르인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외부인들의 관광에 기대 시늉만 하는 껍데기 유목생활에 대한 비판이 있지만 어쨌든 그렇게라도 사막에서 유목민 텐트와 낙타가 사라지지 않는 것이 다행이랄까. (메르주가에서 만난 베르베르인들의 자식들은 정착지에서 학교 다니며 유목민 텐트는 관광을 위해서 유지하는 듯했다.) 정착한 베르베르인들은 사막의 시작이자 끝인 메르주가에 담을 쌓고 땅을 파고 물을 대서 안간힘을 써 가며 나무와 풀을 기른다. 생명 줄처럼 간절한 텃밭과 가든이 사막의 한쪽에 펼쳐져 있다. 간절함으로.. 2016. 12. 30.
[모로코 메르주가]파티마의 집_사막에서 수영하기 모로코 여행은 세 가지 코스로 나뉜다. 1) 마라케시-메르주가-페스로 이어지는 서사하라 사막투어2) 카사블랑카, 탕헤르, 에사위라 등으로 이어지는 지중해와 대서양 휴양 여행3) 베르베르인 마을을 찾아 다니는 중부 아틀란스 산지 여행. 세 코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딸기의 오들오들 매거진’에 잘 나와 있다. http://ttalgi21.khan.kr/4059 아는 척 했지만 여행이 끝난 뒤에 찾은 정보일 뿐, 여행 당시에는 ‘모로코 여행=사막투어’인줄만 알았다. 마라케시(Marakesh)에서 장장 12시간이 넘게 달리는 버스를 타고 사막이 시작되는 메르주가(Merzouga)에 내려 처음 든 생각은 이랬다. 버스 터미널에서 ‘백언니’들이 왜 에사위라(Essaouira)로 가는 버스에 우르르 탔는지 알겠다!.. 2016. 11. 29.
[모로코 메르주가] 사막, 여행, 나 서사하라 사막이 시작되는 마을의 끝 ‘메르주가’에 도착했을 때야, 나는 뜨거운 것을 직접 느껴봐야 뜨거운 맛을 아는 우둔한 사람임을 새삼 알게 되었다. 청춘을 넘어서니 이제야 내가 할 수 없는 것과 할 수 있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과 어쩔 수 없이 하는 것, 그러니까 나 스스로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것을 어느 정도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고 느꼈었는데. (아, 망할 놈의 이십 대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아니었다. 착각이었다. 사막에 오기 전까지는 나는 여름에도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 빼도 박도 못하는 여름형 인간이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한낮 온도가 45도~50도까지 올라가는 메르주가에서 6일을 보낸다는 말에도 ‘그러시던지’라고 응답했다. 여기 와서 비로서 내가 알던 여름의 범위.. 2016.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