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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2

복날, 고기 말고 원기 돋는 비건음식으로 몸 보신 절기력은 얼마나 신통한가. 입추가 지나고 말복이 오자 열대야는 싹 사라지고야 말았다. 사주 말고 절기력으로 운세를 점치는 방법이 있다면 난 반드시 절기력 운세를 보고 말 거야. 말복의 자정, 열린 거실 창으로 들어온 바람은 가을의 향취를 담고 있다. 입추가 몰고 온 초가을의 청량한 기운이 여름 밤 공기에 실려있다. 벌써 여름이 가다니 짧은 휴가가 끝나고 직장으로 복귀하는 전날 밤처럼 조마조마하고 불안하다. 아, 벌써 겨울이 올까 봐 무서워. 채식주의자를 지향하지만, 이미 이 혓바닥은 고기에 담금질되고 말았도다. 그래도 닭고기(혹은 개고기 ㅠㅜ) 소비가 많은 복날에는 작정하고서 비건 식당을 찾는다. 자식을 서울로 보내놓고 영양이 부실할까, 과일이 비싸서 못 사먹을까, 대보름날 나물반찬은 해 먹을까, 복날 .. 2017. 8. 12.
비건 패션을 넘어선 정치적 올바름 비건 패션을 넘어선 정치적 올바름 신문 칼럼을 쓰는 활동가 주제에 무신 망발인가 싶지만, 언젠가부터 신문보다 패션잡지를 보는 것이 더 즐겁다. 근래 감동을 선사한 필리버스터만 제외한다면, 패션계만큼 정치적 선동을 ‘엣지’ 있게 보여준 분야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자보처럼 “나는 비닐백이 아니랍니다”를 새긴 힌드마치의 에코백이 대박을 쳤을 때 낌새가 왔다. 이 도도한 흐름은 우유나 달걀까지 먹지 않는 가장 엄격한 채식주의자 ‘비건’(vegan)을 일컫는 ‘비건 패션’으로 이어졌다. 비건 패션이란 생산과정에서 동물학대가 자행되는 가죽이나 털을 사용하지 않은 옷이나 가방 등을 의미한다. 사실 비건 패션은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지는 동물의 동영상을 통해 오랫동안 강매하듯 존재해왔었다. 그러나 세계적 디자이너 스텔라.. 2016.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