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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4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카이샤포룸 마드리드 마드리드에는 유럽의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프라도 미술관이 있다. 프라도 미술관 입장료는 12유로인데, 문닫기 2시간 전부터 무료로 개방한다. 평일에는 오후 8시, 주말에는 7시에 문을 닫으니 각각 6시와 5시부터 입장권 없이 들어갈 수 있다. 미술관 입구로 길가에 (표 사서 들어가는 티켓라인 말고) 아이돌 팬사인회처럼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바로 무료 입장을 기다리는 인파다. 줄이 길어 들어가는데도 꽤 오래 걸리니, 무료 입장을 할라치면 한 시간쯤 일찍 가서 자리를 잡는 것이 좋다. 하지만 프라도 미술관을 관람하는데 무료로 주어진 2시간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다. 늘어선 줄을 잘 감상하고서는 근처의 레티로 공원(Parque del Retiro)에 누워 책을 읽었으니까. 나는 프.. 2016. 7. 10.
작고 오래된 단골집을 가질 권리 [삶과 문화] 작고 오래된 단골집을 가질 권리 올해부터 한국일보에 '삶과 문화' 칼럼을 씁니다. (이럴 수가! 전라도 영광입니다. 음하하하)처음 실린 첫 칼럼을 퍼왔습니다. :) ‘산책 앤 더 시티’. 휴가 기간 내내 주인장의 취향이 스며있는 오밀조밀한 가게들을 기웃거리고, 길거리 주전부리를 사먹고, 거리의 꼬마들과 눈인사를 나누며 동네를 산책했다. 소설가 김영하 씨는 이를 “쇼핑이면서 동시에 산책이고 산책이면서 동시에 도시와 나누는 특수한 방식의 대화”라고 적었다. 평범한 동네도 이렇게 거닐다 보면 반짝반짝한 여행지가 된다.그러다 문득 서늘한 현실을 체감했으니,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ㆍ땅값 임대료 상승으로 원래 살던 영세업자와 예술가 등이 밀려나는 현상)이라는 유령이 우리 동네, 망원.. 2016. 1. 26.
[테이크아웃드로잉] 작고 오래된 단골집을 가질 권리 이제는 너무 떠버린 한남동 길을 추적추적 걸어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 진달래에이드를 한 잔 마시고 왔다.'테이크아웃드로잉'카페이자 동네 미술관이자 예술가들이 머물고 소통하는 레지던시. 예술가를 초대해 전시회를 열고, 동네에 이 예술스러운 기운을 전파하고, 맛있는 디저트를 팔고, 무엇보다도 카페의 생존이 놓인 상황에서도 9년 동안 한 번도 작가의 지원을 멈춘 적이 없었다. 영화 '비포선셋'에서 에단 호크가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했던 (그리고 거기서 줄리 델리를 다시 만났지!) 파리의 서점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가 그런 것처럼. 에 따르면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의 서점 주인은 "갈 곳 없는 작가, 꿈을 키우는 무명인들에게 기꺼이 침대와 수프를 내주었다. 작가를 꿈꾸는 젊은 몽상가들은 이곳에서 책을 팔거나 .. 2015. 12. 21.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유령이 망원동을 배회하고 있다. 아아, 자다가 공사 소리에 퍼뜩 깨는 이 심정을 알랑가.지금도 들들들, 203호의 리모델링 공사 소리가 일주일 째 울려 퍼지는 가운데라는 스트리밍 앨범을 공사 소음 대항마 BGM으로 깔아두고는집에서 '버티고 있다'. 곧 카페나 도서관으로 대피할지도! ㄷ ㄷ ㄷ 우리 집 공사하고 이사 들어와 옆 집에 떡 돌릴 때 "공사 소리 때문에 좀 힘들었어요. 저는 밤에 일하고 낮에 자거든요."라는 말을 들었는데이제 와 깨닫게 된 바, 우리 이웃들은 참말로 교양 넘치고 마음 넓은 양반들이었구나.그렇게 화를 코딱지 만큼도 안 내면서 '오늘 해가 좋네요' 라고 말하듯 소음 이야기를 했다니!아아, 죄송해요. ㅠ.ㅠ 몰랐어, 몰랐어. 교양 없는 저는 걍 203호 쳐들어가 당장 공사 때려쳐! 라고 깽판 놓고 싶다고요. 그런데 .. 2015.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