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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2

[영화] 콜미바이유어네임, 그리고 120 BPM 백수로 놀던 시절은 인디언 써머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새 출근을 코 앞에 두고 계절의 끝물에서 마주한 제철과일을 먹는 심정으로, 평일 대낮에 영화를 봤다. 한 주에 아름다운 퀴어영화 두 편을 보다니, 이 영화들은 존재만으로도 내 백수인생의 끝자락을 축복해준 거다. 현재 내 플레이리스트는 'mystery of love'와 'visions of Gideon' 그리고 'smalltown Boy'로 점철돼있다. 각각 과 의 주제곡들이다. 은 여러 모로 의 게이 버전이랄까. 내게 두 영화는 데칼코마니 같다. 둘 다 황홀하게 아름답다.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스크린을 관음하는 완벽한 미학이랄까. 에는1950년대의 레트로 미국, 필름 카메라, 모피, 담배 연기, 담배를 말아쥐는 손길, 눈빛이 있다. 에는 이태리 여.. 2018. 3. 26.
이 폐허를 응시하라, 후쿠시마 내사랑 그리고 외로운 도시 사진 출처 http://foff.kr/%ED%9B%84%EC%BF%A0%EC%8B%9C%EB%A7%88-%EB%82%B4-%EC%82%AC%EB%9E%91 을 보며 나도 모르게 『외로운 도시』를 겹쳐 읽었다. 관계가 망가지고 존재를 매달렸던 타인에 버림 받고 스스로를 잃을 지경에 처한 여자가 낯선 도시에 내쳐진다. 아니, 스스로를 낯선 도시에 유배한다. 존재의 의미가 바스러지는 와중에도, 그럼에도 삶은 계속되어야 하는가를 묻기 위해서는 살아내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익숙한 장소는 지옥이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어이할 바 없이 마음을 후려치니까. 그래서 외로운 여자는 외로운 도시에 머문다. 의 독일인 ‘마리’는 자신보다 더 불행한 사람들로 상처를 덮기 위해 후쿠시마 임시 보호소에 자원봉사를 왔다... 2017. 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