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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2

비전력 아날로그의 낭만_페트병 스피커 비전력 물건들은 예상 외로 낭만적이다. 에너지 중에서도 가장 절박하게, 원전 반대 시위에서 ‘팔뚝질’하는 심정으로 전기를 아끼고 싶었는데, 겪어보니 나처럼 감성 메마른 사람에게도 어필하는 아날로그의 매력이 분명, 있다. 절수, 단열재, 창호 공사는 ‘이 정도 불편쯤이야’, ‘이 정도 돈은 더 써야지’라는 각오를 다지고 에너지 절감의 대차대조표를 그리는, 지극히 실용적인 과정이었다. 낭만 좋아하고 자빠졌네, 낭만이나 잉여, 장식 같은 것은 도무지 끼어들 틈이 없었다. 집안 구석구석 에너지 절약 요새화, 새 자재 구입시 삼고초려, 가능한 선택지들의 시뮬레이션만이 머리 속에서 버퍼링 되고 다운되다가 다시 버퍼링 되고는 했다. 싱크대 헹굼 물을 받아내고, 왕겨 숯 단열재를 사다 쟁이고, 당최 취향이 아닌 방문을.. 2015. 10. 29.
아날로그 필카의 오롯함과 어록의 향록, 이것이 우리의 삶 life 새언니에게 오빠 뒷다마를 깔 때마다 '당췌 무슨 대포를 맨날 갖고 댕겨? 개 띠라고 개 멋일까?"라고 했다.오빠의 취미는 사진이었다. 요즘은 폰카도 잘만 찍히는데 어디 갈 때마다 목에 걸면 목 디스크는 족히 걸리게 만들 DSLR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의아했다.사진이나 이미지 좋은 블로그를 볼 때면 부러워서 침을 질질 흘리면서도 정작 사진기나 사진 찍는데 공을 들이는 사람들을 보면 '뭘 저렇게까지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이프 사진전을 보고 나오는 길, 대포같은 DSLR을 매일 가지고 다니면 저런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법칙이라도 있다면 목과 손목 디스크의 우려도 접은 채 DSLR을 늘 가지고 다닐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라이프 사진전은 인간 대 인간, 역사에 기억될 순간, 그리고 이것이 우리의 삶이란 세.. 2013. 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