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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4

독일의 슈퍼마켓에서 떠올린 '만일'의 채식주의 몇 년 전 친구들과 집에 모여 만두를 빚어 먹었다. 그중 음식을 잘 하는 니나가 만두피는 한살림이 짱이라고 했지만, 미리 장을 볼 만큼 야무지게 준비한 것은 아니라서 다함께 망원시장에서 재료를 사왔다. 고기가 빠진 채식만두였다. 각자 두부를 으깨고 부추를 썰고 당근을 씻으며 수다를 떨던 중, 어쩌자고 내가 김치찌게는 역시 돼지고기가 자작하게 들어가야 맛있다고 했던 것일까. 입방정. 오두방정. 느자구.그 중 정말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내게 반문했다. "금숙, 채식하는 거 아니었어요?" 이미 채식을 그만둔 지 어연 10년은 된 것 같은데. 순간 이미 헤어진 연인의 안부를 묻는 친구의 질문에 답을 하는 듯했다. 우리... 실은 헤어졌어. 좀 됐어. 우리 채식만두 빚고 있어요~(기억은 안 .. 2017. 10. 22.
[독일 베를린]도심 속 오아시스인 대안공동체, 우파 파브릭 예전에 에 실린 독일 생태공동체 탐방기를 읽으며, 나도 이런 공동체들 탐방 가서 영감 팍팍 받고 싶다는 욕심이 났었다. 그 기사에 소개된 두 공동체 중 베를린에 있는 ‘우파 파브릭(ufa Fabrik)’에 놀멍쉬멍 다녀왔다. >> 살림이야기 기사 (허핑턴포스트) http://www.huffingtonpost.kr/salimstory/story_b_8927088.html 우파 파브릭은 연간 방문객 30만명을 자랑하는, 대안을 찾는 사람들의 귀감처럼 여겨지는 곳이지만, 게을러서 사전 연락을 하거나 프로그램에 맞춰 가지는 않았고(그럴 리가!), 카페에서 차 한 잔 할 생각으로 다녀왔다. 우파 파브릭의 장점 중 하나가 그렇게 헐렁하게 다녀와도 될 만큼 베를린 도심 언저리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 오죽하면 우파 파.. 2016. 10. 25.
[베를린 마우어파크] 분단 장벽을 자유와 포용의 벼룩시장으로! 베를린, 아 베를린. 유럽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길거리 공연이 대개 클래식 악기나 기타 연주인 것에 반해 베를린의 거리 공연은 ‘일렉 디제잉’이다. 전철역 앞에서 전자 음악을 틀어놓고 디제잉을 하는 버스킹은 베를린이 처음이었다고!! 요즘 유럽에서 가장 ‘핫하다’는 베를린의 단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었는지 밤만 되면 퍼져 누운 채 ‘클럽은 내일 가지’하고 미루다가 결국 베를린에 머무는 8일을 아주 ‘건전하게’ 보냈다. 동물원, 공원, 박물관, 벼룩시장을 훑고 다녔는데, 이렇게 적고 보니 어린 아이 데리고 교육 여행하는 부모 포스다. 애는 무슨 개뿔, 퀴어 퍼레이드 열리는 도시들 쫓아다니는 일정을 짰는데, 베를린에서는 이랬다고! 그래도 베를린은 충분히 멋지다. ‘건전하게’만 보내도 아쉽지 않고, .. 2016. 10. 24.
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 : 일중독 미국 변호사의 유럽 복지사회 체험기 일하는 '업계' 관련 책이라서 집어들었지만 (환경, 복지, 건강, 생태='업계' 관련 책 ) 내가 외환딜러라도, 폐지줍는 아줌마라도, 광고인이었다고 해도, 아니 새벽 5시 30분 첫 지하철을 타고 어딘가를 가야하는 비몽사몽의 상황에서도 키득키득거리며, "뉘귀야, 이 작가는?", 하고 작가 프로필을 읽어보게 만드는 말빨이었다. '업계' 분야라서 일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했던 책 중 순수하게 즐거웠던 책은 과 쯤이었는데 이 책, 역시 순수하게 책 읽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 주었다. 한 마디로 이 작가, 복지 분야의 '빌 브라이슨' 되시겄다. 하여 내가 내 맘대로 지은 이 책의 부제는 '발칙한 복지국가 산책' 이랄까. ㅎㅎ '발칙한 복지 국가'인 독일에서 살아보고 .. 2012.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