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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day31

잔혹한 여행 이른 아침, 파슈멘 공원(요새) 뜨거운 여름, 아지랑이 피우는 더운 도로 옆에서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공짜여행이 당첨되어도 겨울의 유럽이나 몽고라면 ‘내 돈 내고 동남아 여행’이 좋고 고양이처럼 오래 켜둔 노트북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에 몸을 부비는, 나는 ‘뜨거운 것이 좋아’ 신봉자. 너무 춥고 길었던 이번 겨울, 뜨거운 마음과 ‘달러빚’ 얻는 처지에 마련한 방콕행 티켓과 고스란히 남은 2주간의 휴가. 방콕에 도착하고 24시간이 채 못 지나 교통사고가 났다. 카오산로드 근처 파슈멘 공원, 해가 나왔지만 아직 여명이 푸르스름한 그 시간에 아침 산책을 하고 한 시간쯤 공원 벤치에 앉아 책을 읽다가, 아침밥으로 어묵국수를 사 먹으러 가는 길이었다. 뭐,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고 생각하는 찰나였다.. 2011. 3. 24.
2009, 크리스마스 이브 "땅과 이어져 있음을 느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몇 있고 마음이 편안한 장소가 늘 거기 있다는 것을 안다면 한 번 사는 인생은 이미 확실해진다. 아니, 어쩌면 그걸로 충분할 것이다." -알베르 카뮈 크리스마스, 합정동 집에서 룸메 식구들과, 몇몇 친구들과 함께 모여 고고. 화려한 선물도 없었고, 현란한 게임도 없었고, 김지와 휴지를 동원해 새우 까게 만들었지만 정작 새우 요리는 스킵~했고, 파티답지 않은 파자마 차림이었고, 맨날 하는 '섹스 앤 더 시티' 브런치 타임 이야기 또 했고 (메인 테마: '친절한 금자'지 씨), 나는 자정도 못 되어 쿨쿨 잤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사랑하는 친구가 몇 있고 마음이 편안한 장소가 늘 거기 있으니까. 2009. 12. 30.
결혼식 대신 스윙댄스! 31살, 결혼식에 불려나가고 결혼 안하냐고 채근당하고 결혼하는 친구들과 거리가 생기고. 비혼일지라도 결혼, 결혼에 연루되는 나이. 중국에서 공부하는 기묘가 친구 결혼식 때문에 잠깐 한국에 들어와서 하는 말이 "공무원 결혼이 젤 좋더라, 아주 둘 다 공무원인데 초 간단 식으로 빨랑 끝내더라고, 공무원 그거 하나 좋드라" 공무원과 초간단 결혼과의 상관성은 모르겠지만 친구 결혼식마저 초간단해서 좋을만큼 결혼식은 대개 지루하고 지겹다. 주발이는 웬만하면 돈으로 때우고 정말 축하해주고 싶은 친구의 결혼식만 간다,고도 했다.(난 돈이니, 시간이니?) 나는 무쟈게 사랑해도 결혼식 야외촬영을 고집하는 인간이라면 그 결혼 물리고 말만큼 신혼부부 거실벽에 붙은 결혼식 사진이 싫다. 그리고 결혼식은 그 결혼사진에 붙어서 기.. 2009.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