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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day31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같은 마음으로 Alone again. 오늘 내 마음은 그러니까, 재개발 날짜를 코 앞에 두고 이주 개시일은 이미 한참 지나위 아래 옆집 모두 이사 가버린 후 유리창이 쨍쨍 깨져나간 건물에갈 곳이 없어서 버티고 남아있는 단 하나의 집만 같다. BGM은 쓸쓸하고도 아스라한 느낌이 드는 이소라 목소리의 . 무담시 엄마에게 버림받은 아이만 같아서 집에 오는 길,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의 변함없는 전라도 사투리를 들으며 나는 위로를 받았고오늘의 비극적 기운에 압도되어 칠십이 넘은 엄마가 언젠가 돌아가시면 이럴 때 전화를 걸 엄마가 없을 텐데, 라며 애간장이 탔다. (평소에는 엄마랑 전화하면 완전 짜증 냄 -_-;;) 나는 덩그러니, 혼자, 자기 연민과 과도한 감정에 경도된 사람마냥 나를 둘러싼 다른 사람들과 관계들이 결국 모두 날 두고 떠날 .. 2015. 9. 14.
[노래] 센티멘탈 시너리, 그대가 있고, 또 내가 있길. '센티멘탈 시너리'의 음악을 들었다. 창 밖으로 떨어지는 비를 보며 따끈따끈한 커피를 한 잔 내리면서. 잔잔한 바람이 불고 갈대가 흔들리는 나지막한 언덕에서 ‘쓸쓸해도, 좋은 걸’ 쯤의 센티멘탈이 솟아나는 풍경을 마주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런 음악을 들으며 아일랜드 여행을 하다가는 서정적인 책 한 권은 낼름 써 버릴 것 싶었다. 어떤 평론가의 말처럼 이번 앨범은 그루브를 덜어낸 자리에 ‘에피톤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갖춘 감성이 오롯이 들어차 있었다. 타이틀 곡 ‘서약’을 2번 연이어 듣다가 가만 동작을 멈췄다.커피를 쪼르륵 내리다 쪼르륵 소리를 그만 두고 가사를 들었다. "내 길고 긴 하루의 끝에 그대가 있고, 또 내가 있길." ‘그대가 있고, 또 그대가 있길’ 내 귀는 그렇게 들었는데, 가사는 ‘그대.. 2015. 4. 20.
'한갓 필부'의 생각, 우리보다 오래 살아라 아이를 키우는 입장도 아니고,청소년 인권단체에서 문제 제기했듯 '아이들에게 핵없는 사회'라는 구호가어린이와 청소년을 주체적인 존재보다 지켜주고 보호해야 할 수동적 존재로 자리매김 시킨다는 비판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왔다.그래서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그저 참담하고 이런 세상이 어마무시해서 봄날이 봄날 같지 않았다. 30-40대 여성들의 정신적 지주라는 '마스다 미리'의 만화 를 읽다가 멈춰서게 되었다.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건네는 '많이 컸구나'라는 어른들의 말이 '우리보다 오래 살아라'라는 뜻이었다는 부분을 읽다가가슴이 콱 맥혀서였다. 먹는다는 것은 큰다는 것이었습니다.'많이 컸구나'가 칭찬이었던 시절그 '많이 컸구나'는우리들보다 오래 살아라,.. 2014. 5. 1.
자발적 멸종운동에 비자발적으로 함께한 우리 동네 고양이들 자발적 인류 멸종운동(VHEMT·Voluntary Human Extinction Movement)이라고 들어봤는가.나는 이라는 책에서 '옴진리교'나 '호랑말코 교'처럼 사이비적이고 묵시론적 이름의 이 운동을 처음 접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미국의 레스 나이트가 창립한 자발적 인류 멸종 단체는 지구가 인류가 없을 때 더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이 때문에 인류는 출산을 하지 말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이 물리력을 동원하여 사람들이 강제로 출산을 하지 못하게 한다거나, 자살 혹은 살인을 부추기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지극히 평화적인데, 오래 살되 지구의 평화를 위해 흔적없이 죽어 사라지자고 한다. "정의상 우리는 외계상의 침략자입니다. 아프리카 말고는 어디나 그렇지요. 호모사피엔스가 가는 곳 어디.. 2014.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