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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 House29

겨울철 바람 솔솔, 우리집 따숩게1_단열 편 겨울철이 왔다. 아아. 12월부터 2월까지 한 겨울 동안만 태국에 파견 근무 보내준다면 내 영혼을 파는 자세로 일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이렇게 겨울을 싫어라하는 내가 부실 공사로 인해 바람이 숭숭 들이치는 빌라 꼭대기층에서 4년을 살았다. 그 곳은 이름하야 합정 시베리아. ㄷ ㄷ ㄷ 그 후유증으로 겨울에 실내온도 17도가 넘는 곳에만 들어가면 호빵맨 화기 돌듯, 미쓰 홍당무 안면 홍조증 걸리듯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올랐었다. 나와 함께 '합정 시베리아'에 살았던 나의 룸메 깡샘도 같은 상태였으니 이건 집 휴우증이 틀림 없었다. 그제야 나는 몽골 아이들을 찍은 사진마다 애들이 왜 그렇게 '볼빨간'으로 나오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세찬 광야의 바람을 맞으며 일교차가 큰 곳에서 지내다 보니 얼굴의 미세 혈관이 .. 2013. 11. 22.
여자만~지속가능한 집 워크샵 (구들장, 우리집 따숩게 워크샵) 여성들이 모여 이 추운 겨울을 따숩게 나는 ‘적당 기술’을 배웁니다. 집 고치기나 건축 기술이라면 손사래를 치시는 분들이라도 좋아요. 그래서 우리끼리만 모여서 천천히, 배웁니다. 추위가 싫어신 분, 원전 하나를 줄이기 위해 뭐라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에너지 자립은 못해도 줄여라도 보자고 생활방식을 바꾸고자 하시는 분, 집에 관심이 있어 조금씩 고치고자 하시는 분, 귀농귀촌을 로망으로 두면서 자립 기술을 익히고 싶은 분들을 모십니다. 신청: https://docs.google.com/forms/d/1eMof5TklatL9tayCDfgz6xeNf_dk0cNSGw4vSrgdx-Y/viewform 1차 여자만 영광 구들장 워크샵 일시: 2013. 11.6 (수) ~10 (일) 중 가능한 날을 골라 참.. 2013. 10. 31.
버려진 나무, 과거의 기억을 간직한 목재로 만든 신발장 집을 고친다는 것은 트럭 분량의 쓰레기를 만들고 버린 다음 트럭 분량의 새 자재로 집을 채우는 과정이었다. 멀쩡하거나 구조적인 문제가 없는 경우, 보기 좋으라고 뜯어내서 바꾸지 않으려 노력했고 되도록 집이 원래 가지고 있는 자재를 그대로 두었다. 그래서 울 엄마는 아니 들인 돈이 그렇게 많은데 어디를 고친 거냐는 일침으로 인테리어 잡지에 나온 샤랄라한 집과 우리 집을 자꾸 비교하시고는 했다. (엄마 미워, 다 이유가 있단 말여 -_-;;) 하지만 한 번 내릴 때마다 4.8리터의 물을 쓰는 변기 대신 16리터를 잡아먹는 옛날 변기를 들어내고 단열이 소홀해보이는 샷시도 일부 뜯어내고 곰팡이가 지워지지 않는 욕실 천장을 철거했더니, 아니, 이럴수가. 말 그대로 쓰레기가 한 트럭분이 거실에 쌓여 있었다. 쓰레기.. 2013. 10. 20.
올 여름을 정리하며, 전기사용 대차대조표 9월의 선선한 아침, 7월 이후 처음으로 온수 샤워를 했다. 아침 저녁으로 찬 기운을 머금은 바람을 맞으며 계절 가는 것이 눈에 보이듯 손에 잡히듯 흘러간다.더워서 전기 잡아먹는 계절이 가는가 싶더니, 일말의 짬도 주지 않고 추워서 가스 잡아먹는 시절이 코 앞이다.여름도, 겨울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잔혹하다. 돈 잡아먹는 계절이라는 푸념이 사치일 만큼, 누군가에게는 사는 것이 시린 시간들이다.황인숙 시인은 에서 '머리가 띵해지도록 추우 날' 길거리에 누워있는 노숙자를 보고 이렇게 썼다."불운한 사람들의 유일한 도피처인 잠조차 최소한도 지켜주지 못할 정도로 우리는 독한가? 우리는 악독한 추위처럼 독하다. 그런 거 같다. 죄 없이 벌받는 사람이 많은 겨울이다. 죄 많은 겨울이다." 또 다른 의미로 죄 많은 여.. 2013. 9.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