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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책에서 우연히 건진, 우연한 걸작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7. 4. 9.


<<혼자가 되는 책들>>을 읽다 우연히 발견한 걸작, 그러니까 이 책과 저자가 나에게는 '우연한 걸작'인 셈이다. 이 책을 덮고 냉큼 마이클 키멜만이 베를린에 거주하면서 유럽 문화에 대해 썼다는 뉴욕타임즈 칼럼을 찾아 읽을 정도로, 인터뷰에서 밝힌 바램처럼 언젠가 아시아에 거주하면서 아시아에 대한 글을 써주기를 바랄 정도로 그에게 빠져들었다.

뉴욕타임즈 '해외에서' 칼럼 모음 http://topics.nytimes.com/top/features/arts/columns/abroad/index.html   

"나를 매혹시킨 건 예술 자체보단 예술가의 삶과 그 삶이 내게 의미하는 것이다"라는 뒷표지의 문장처럼, 이 책은 '예술을 침범하는 삶 자체로서의 예술'을 그린다. 저자 스스로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는 예술인이라서 그랬을까, 이렇게 다정하고 애정 넘치는 비평이라니. 그렇다고 '주례사 비평'이라고 오해하지 말기를. 

그의 미술 비평에는 철학적 해석이 담겨있고, 한 문장 속에도 타래로 이어지는 배경이 겹겹히 쌓여있다. 한마디로 두껍다. 그런데도 전문가 비평의 젠체하는 척 하나 없이, 태도는 한없이 다정하고 문장은 아름답다. 그의 바램처럼 이 책은 미술 비평서를 넘어, 작가와 작품에 대한 하나의 문학서라 할 수 있을 듯하다.

책에서 소개된 피에르 보나르, 제이 드페오, 레이 존슨, 마이클 하이저, 매튜 바니, 호레이스 피핀, 샤르댕 등의 작품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미술관 관람에 그치지 않는 '인생 예술'을 그의 책에서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