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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ble

과천 나들이: 별주막+여우책방+공간숟가락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7. 3. 9.



     저 멀리, 과천에 다녀왔다.

그리고 과천이 시민운동의 활발한 곳이라고 오래 전 기사로 읽은 사실을, 먹고 마시는 와중에 스르륵 체감할 수 있었다.


     아들이 과천무지개학교(대안학교)에 입학하면서 그 주변으로 거처를 옮긴 혜진이 우리를 초대해 풀 코스로 안내해주었다. 오래 전 여성환경연대 활동가들을 집에 초대해 점심 상을 차려주면서, 그녀는 거실 벽에 커다랗게 언니들, 환영합니다라고 붙여놓았었다. 새로 옮긴 혜진네 집으로 가면서 그 따뜻한 환대가 떠올랐다

사랑스럽다.


     여성환경연대에서 일할 때 쌈박한 퍼포먼스 아이디어를 던지던 그녀가, 직장을 떠난 이후로 우쿨렐레를 치고작곡을 하고 뜨개질을 하는 등 사부작사부작 생활의 기술을 몸에 쌓아왔다. 그리고 뜻이 맞는 동네 사람들과 모여협동조합 밥집을 차렸다. 카페+밥집+주점을 모두 함께 만들어가는 마을공간 숟가락. 숟가락은 모든 재료를 생협의 친환경, 유기농 재료를 사용하지만, ‘걸어서 가는 동네 밥집을 내세우는 만큼 일반 백반 집 가격 7,000원에 한 끼를 먹을 수 있다. 


     아침 9~오후 4시에는 차와 브런치점심을 먹을 수 있고 저녁 5:30~8:30에는 오늘의 밥상과 추억의 도시락이 메뉴로 나온다목요일에는 혜진의 이모가 직접 담고 빚은 청주와 막걸리금요일엔 자야포차에서 주점을 연다아이들이 바닥에서 놀 수 있도록 좌식 공간도 있고분리된 공간으로 한 쪽에 복층이 마련되어 있다가게는 군더더기 없이 원목으로 심플하게 정돈된 모습으로 니혼진’ 무지 분위기 풍이다심야식당보다는 댄디하고 단정하고 넓은 모습이랄까.









샵앱샵 형태로 수제잼, 생강차, 양말인형, 액세서리, 나무도마, 건강 빵, 꽃 등이 가게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있다





 

영업시간

~금요일 (, 일요일 휴무) 09~16 / 17:30~20:30 / 19:30~01 (, , )

주소 과천시 공원마을길 12 지하 1(가보면 지상 1층 같음)

공간 대여 가능



     공간 숟가락을 찍고 페미니즘 책 컬렉션을 선보이는, 게다가 에코페미니즘 책을 모아놓은! ‘여우책방으로 옮겼다. 여우책방이야말로 샵앤샵과 공유공간의 모범적 사례인데, 임대료 부담을 덜기 위해 오후부터 문을 여는별주막공간 한 켠을 사용한다. 막걸리 전문 주막인지라 오픈 시간은 느지막한 오후 3, 그 전에는 공간이 쉰다여유책방 운영자들은 주막이 쉬는 시간에 책방을 열고 커피를 팔고 간혹 낮술 막걸리와 안주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별주막 대신 장사를 하기도 한다. 여우책방 운영진이 일을 접고 집에 간 밤 시간에 들른 책방 손님이나 주막 손님은 별주막 직원에게 책을 구입할 수 있다. 책방과 술집은 악어와 악어 새처럼 오손도손 공생하는 중이다.




 ‘여우책방' 운영자 중 한 분이신 홍지숲 님 :) 



 '코땀'의 면생리대와 면 융 커피필터도 팔고 있어요.



  페미니즘 책들


 손으로 짓는 삶 


 옷걸이로 만든 독서대



     전국의 내로라 하는 막걸리가 즐비하게 구비되어 있지만 별주막에서 제조한 꿀 막걸리를 강추한다싱싱한 해산물 안주는 모두 있고, 채식 두부김치와 멍게가 담긴 물을 재활용해서 끓인 멍게 라면도 별미다.


     과천 나들이는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처묵처묵으로 끝났다. 집에 돌아오는 길, 부른 배만큼이나 뿌듯한 마음.:) 부디 오래오래 잘 살아남아 몇 년 후 다시 과천에 갔을 때에도 들릴 수 있기를.      

  





멍게가 들어있는 멍게 냄새 충만한 라면

김치는 한 일 년 묵힌 거 장독대에서 꺼낸 거 같아요.

(김치만 있어도 밥 먹을 거 같다능)


 부산의 그 유명하다는 금정산성 막걸리도 있어요. 


 

경기도 과천시 별양상가1 37 신라상가 B1

02-504-7016

운영시간: 평일, 토요일 15:00~01:00 / 일요일 14:0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