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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ble

[망원동 카페] 스몰스몰한 분위기, 스몰커피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6. 3. 30.

망원동의 <책방 만일> 골목을 애정애정하는 마음은 이미 털어놓은 바 있다. 

작고 느린 상점, 작고 느린 동네 산책  


또 그 타령이라 죄송합니다... 만, 망원동, 연남동 주변에 봄날 산수유 꽃보다 더 흐드러지게 핀 많은 골목 카페들 중에서도 유독 마음이 편한 카페가 있다. 동네 카페라도 상점 두 칸 정도 크기면 좋겠고 (그래야 미안해하지 않고 오래 버티고 앉아있을 수 있으니까!) 이왕이면 장식 없이 미니멀하면 좋겠고 노트북을 쓸 수 있게 콘센트가 많이 있고 사람은 적당히 적어서 북적이지 않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마음이 가는 곳은 딱 정반대였다. 나... 자기를 너무 모르는 거 아니니? 


<스몰 커피>는 동네 카페처럼 상점 딱 한 칸짜리 공간에, 빈티지한 장식이 작은 공간에 약간 무심한 듯 놓여있고, 딱 두 자리에서만 콘센트 사용이 가능하고 (그 자리에는 이미 누군가 앉아 있고), 사람은 늘 바글바글해서 한 테이블에 타인과 같이 앉거나 3명 이상의 그룹이 들어오면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앉아있던 자리를 몇 번 옮기기도 해야 한다. 그런데 퇴근 후에 가장 가고 싶은 동네 카페는 바로 <스몰 커피>라는 사실. 



고양이 님의 커피 한잔.

스몰커피에서 바라본 동네 정경_ 맞은 편에 <주오일 식당>도 있다!



요거슨 커피 테이블



아메리카노 2,500원, 더치커피 3,000원, 

차와 커피가 3,500원 선





가격도 워낙 싸고 커피와 차도 맛잇고 드나드는 사람들도 마음에 들고 (민우회 '해보면 달라요' 스티커가 더덕더덕 붙어있는 내 노트북 옆에는 녹색당 스티커가 더덕더덕 붙어있는 노트북의 주인이 앉아 있다는 둥) 간간이 보이는 세월호의 노란 리본도 가게 주인장의 정체성을 살짝 알려준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떠나서 그냥 <스몰 커피>는 '스몰'한 아우라가 좋다. "괜찮아, 커피 한 잔 혀. 오늘도 수고했어. 토닥토닥. 자리가 좁으면 어뗘. 걍 낑껴 앉아서 나 너, 따로 또 같이 각자의 시간을 가지삼. 눅진눅진 오래 앉아 있어요."  






망원동 골목의 아우라를 고스란히 카페 안으로 들고 왔달까. 맛있고 착한 가격, 동네 구멍가게에 놓여있었 법한 작은 온장고, 날짜를 한장 한장 뜯어내는 시골 어르신 달력, 탁구 탁자 테이블, <<도시건강도감>>과 LP판이 놓인 나무 선반만으로 꾸민다고 이 분위기가 나지 않을 것이다. <스몰 커피>에 앉아 있노라면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다'이라는 말을 절감하게 된다. 빈티지한 소품들로 가득 찬 카페는 많지만 이렇게 자연스럽게 편한 기운을 복돋아 주는 곳은 찾기 어렵다. 어두운 밤 심야식당에서 위로 받는 사람들처럼, 원고를 마감하려면 분명 노트북을 써야 하는데도, 나는 참새 방앗간 들리듯 <스몰 카페>에 가서 노트북 배터리가 소진되도록 커피를 홀짝인다. 가장 '망원동' 골목스러운 공간 같으니라고. 




 



일요일은 쉬어요. 

영업시간| 12시~22시 

맛있는 커피와 차 이외에 주전부리는 없으니 근처 망원시장에서 군것질을 하고 들어오면 좋아요. 

(나는야 우선 먹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함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