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xcursion

부러우면 지는 거다, 6개월의 안식월 유럽여행 정보 '유텔'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6. 3. 14.

대학 졸업식이 있던 때 나는 졸업기념으로 졸업식은 안 가고 인도로 떠났다. 겨우내내 2달 동안 혼자서. 그런데 그때도 지금도 오늘 일은 내일 한다는 자세로 믿을 구석도 없으면서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근자감에 둥실둥실 떠 있어서, 숙소 예약을 단 하루도 하지 않고 비행기에 올랐다. 인도로 떠나기 전날 밤에는 자취방에 친구들을 끼고 누워 밤새 영화를 다운받아 보았었다. 그리고 현지 시간으로 새벽 12시 30분에 비행기는 뭄바이에 도착했다. 그 밤에 도착하는 것을 모를리 없었건만, 국제공항 의자에서 대략 새벽 6시까지 밍기적 때우다가 첫 차 타고 시내에 나가면 되겠지라는 자세는, 당시 쌍팔년도 서울역 대합실처럼 담배 냄새가 밴 공항같지 않은 공항의 풍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틀째 잠을 못 자서 정신도 혼미해지고 있었고. 그래서 선교를 위해 단체로 인도에 온 한국 교회 일행에 애걸복걸하여 간신히 그들을 픽업 나온 차를 타고 그밤에 공항을 빠져나왔다. 이후 여행지에서의 첫 숙박만큼은 예약을 걸었다. 인도가 내게 가르쳐 준 절박한 교훈이었으니까. ㅎ


직장생활 9년 차, 반 년의 안식월이 주어졌다. 20대 초반 여행 좋다는 것도 모른 채 남들 간다고 따라 나섰던 첫 해외 여행지, 유럽에서 이제 마흔을 바라보며 올해 6~10월을 보내고, 나머지 두 달은 동남아에서 지낼 예정이다. (부러우면 지는 거지만, 나라도 부러워서 지고 말 듯 ㅋㅋ) 같이 가는 룸메가 어찌나 준비를 서두르는지 촌스럽게 여행 한 두번 가는 것도 아니고 뭔 짓이냐고 시크하게 꾸사리를 날렸는데, 이미 바로셀로나와 암스테르담의 괜찮고 싼 방은 마감되고 난 후였다. (에어비앤비가 그렇게 빨리 마감되다니! 크헉) 태평성대 에헤라디야로 삐대다가는 '물가 깡패' 유럽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은, 인도 뭄바이 공항에서 맛본 절박감에 부랴부랴 정보를 찾아나섰다. 그리고 나처럼 여행 '문맹'인데도 대책 없이 게으르고, 여행 가기 전날까지 일해야하는데 주말에는 여행이고 나발이고 컴퓨터는 일체 보이콧하고 마는 녀자에게 딱 맞는 카페를 발견하고 말았다. 안식월에 여행간다고 틈만 나면 뽐뿌질하여 뭇사람들 맴에 타오르는 불을 댕겨놓고는, 정작 준비하려니 다 귀찮아져서 '여행간다하고집에숨어있고잡다'의 찰나에 발견한 곳이었다. 여기저기 뒤질 필요 없이 유럽 여행에 대한 A to Z가 빼곡히 실려있었다. 태국 여행에 '태사랑'이 있다면 유럽 여행에는 '유텔'이 있다고나 할까. special thanks to 유텔, 그리고 나의 룸메 (옆에서 숙소 예약을 불티나게 하고 계심 ㅋㅋ) 





유럽 여행 관련 이런 저런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지만 정보 중심이 아니라 여행 동행 찾기 혹은 지금 유럽 어디에 있으니 만나자라는 여행자 간의 유대가 중심이다. 내게 필요한 것은 차 떼고 포 떼고 걍 숙소, 유심칩, 교통, 날씨 정보 등 가장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거다. 그 정보가 없으면 여행 자체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것들 말이다. 특히 15년간 차 없는 도시를 실천해온 폰테베드라처럼 관광지스럽지 않은 곳, 유럽의 유토피아 마리날리다 공동체 같은 소도시에 가고 싶다면 깨알같은 정보가 필요하다. 내가 유텔에서 건진 교통정보는 '블라블라카', 일종의 카풀 사이트인데 교통편도 다양하고 무엇보다도 싸고 현지인들과 만나 같이 길을 떠나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ㅎㅎ 숙박에 에어비앤비라는 공유경제가 떡 버티고 있다면 교통에는 블라블라카. 



  




유럽까지 가서 휴대폰에 코 박고 인터넷 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지도 때문에 그 놈의 데이터 포기를 못 하겠다. 유심칩 정보를 찾는데 서유럽, 남유럽, 동유럽 일부 찍고 10일간 아프리카 모로코에 다녀오는, 초랭이 방정 같은 일정이라 유심칩 정보도 다양했다. 유심칩 종류별로 커버되는 지역이 달라서 가는 곳에 따라 필요한 유심칩이 다르고, 그 정보를 일일이 하나씩 찾으려니 화이팅 넘치야 하는 마음이 쪼그라들었다. 유텔에 '몰라요요'라는 분께서 좋은 정보를 갈무리해서 올려놓는데 유심칩 정보도 깔끔하게 정리해놓으셨다. 아아, 좋으다. 한 큐에 정보 끝.  





그리고 무료 이벤트 정보도 자주 올라온다. 올레! 숙소 무료 이벤트, 투어 무료 이벤트, 스냅 사진 무료 이벤트 등등. 유럽 여행에서 무료라는 거, 매력 포텐 터진다. 숙소는 에어비앤비와 북킹닷컴에서 찾은 도미토리, 그리고 카우치서핑(네덜란드처럼 비싼 곳에서는 특히!)을 이용하고 파리와 로마에서만 한인숙소를 이용할 예정인데, 유텔에서 숙소 무료 이벤트에 당첨된다면 물론 그곳을 이용할 생각!





여기서 여행정보를 보고 있자니 여행 간다는 실감이 드네. 

애니웨에 너무 부러워하지 마세요, 인생사 세옹지마. ㅎㅎ  -_-;; 이건 뭥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