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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ble

낭만적 자영업 투잡을 보았다! 강동의 '또봄'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6. 1. 26.



나의 책 <<망원동 에코 하우스>>의 결론을 맺으며 감히 나는 '투잡'을 욕망하는 속내를 드러냈었다. 지역사회권을 설명하면서 지역사회권을 구현하는 공간이 망원동 어느메에 지어진다면, 부리나케 (칼!)퇴근을 한 후 저녁을 지어먹고 한 8시 즈음부터 10시까지 주 3~4일 정도 친환경 공방을 하고 싶다고 했다. (마이너스 손이자 실질적으로 '왼손만 두 개'인데 뭔 공방 -_- )


"지역 사회권은 500명 정도가 같이 생활하는 덩어리 주택으로, 각자 생활하는 전용면적을 줄이고 공용면적을 늘리며, 소유가 아니라 임대를 원칙으로 한다. 그리고 ‘3만 엔 비즈니스’나 ‘생업’이 마을의, 마을에 의해, 마을을 위해 실현된다. 동네 카페, 동네 책방, 동네 빵집, 동네 수제 맥주집, 동네 자전거포 등 소규모 경제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고, 자기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몰빵’이 아닌 게릴라식 자영업으로 꾸려갈 수 있다. 많이 벌지는 못해도 그럭저럭 생활이 가능한 일자리가 생겨나고, 반대로 그들의 활동을 통해 공동체는 얼굴이 있는 관계를 맺으며 풍성해진다." 



그러니까, 마을의, 마을에 의해, 마을을 위해 실현되는 자영업에 대한 낭만을 품었던 것이다. 낭만적 밥벌이가 가능하다고 믿으며 카페나 차려볼까, 라고 호기롭게 말할 수 없는 현실을 <<골목사장 분투기>>에서 증강현실로 맛보았건만! 내가 꿈꾸는 낭만은 밥벌이는 빼고! (감히 꿈꾸지도 않아~) 내 돈으로 운영비를 계속 투자하면서 근무 끝나고도 좋아하는 일 한다치고 계속 일하며 꿈에 따귀 맞지 않을 것,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동네 사람들과 다정하게 나누는 자영업이었다. 헬조선의 망해가는 자영업 기사를 보면서도 철딱서니 없는 아이처럼 현실에 있지도 않을 자영업 '투잡' 생각을 했드랬다. 


김영하 작가는 <<말하다>>라는 산문집에서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미래는 우리 모두가 다중의 정체성을 갖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정체성 중의 하나는 예술가였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내가 말하는 '낭만'은, 그리고 '투잡'은 직업적 활동가라는 정체성 외에 동네 사람들과 사부작사부작 창작을 도모하며 일상 아티스트로 거듭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한번도 진심으로 꿈꾸지는 않았다. 공중부양이나 축지술 하면 좋겠네, 라는 불가능 영역에 속한 낭만이었을 뿐이다.


작년에 반상근 활동을 했던 활동가가 마을에서 8명의 여자들과 쌈짓돈을 모아 (은행 돈도 빌려!), 그리고 재능도 모아 동네 카페를 차렸다는 풍문을 들었다. 출자금도 힘 닿는 만큼씩 함께 내고, 카페 인테리어도 함께 하고, 프로그램도 함께 만들고, 하루 삼교대 근무도 나눠서 하고, 수익금도 8명이 나눠 갖는다. 한 명당 주 15~20시간 일하며 공간을 꾸려가고, 알뜰살뜰 카페 기금도 적립해둔다. 공공의 마을기업이나 사회적 기업 지원사업에 기대지 않고 처음부터 지속가능하게 자기들끼리 에둘러서, 정성껏 카페를 차렸다. 카페에서 그들은 바리스타가 되고 제빵사가 되고 재활용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고 브런치를 차려내는 요리사가 되고, 정녕코 필요한 것을 창착해내는 '예술가'가 된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데, 그렇다면 나는 져부렀지잉~ 내가 꿈꾸던 낭만이 그 카페에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테이블도 버려진 창문 틀 가져다가 맹글어부렀구나~ 



서울시 강동구 고덕역 10분 거리에 있는 카페 '또봄' 

'또봄'에서 꽃차를 마시며, 봄을 기다렸다. 

그리고 언젠가 나도 자영업 '투잡'할 수 있으려나 슬그머니 또 낭만 타령. 

















           

_주소: 서울 강동구 상암로67길 35 1층 (지번) 강동구 명일동 149 (한영외고 맞은편) 

_전화: 02-428-2015

_영업시간: 9:30~21:30 (설날, 추석 연휴는 쉽니다.) 

_카페 넓직하니 공간 좋으나, 콘센트 꽂는 곳이 많지는 않아요. 음료가 참 맛나고 쌉니다. 브런치 류는 모두 수제 간식의 손맛이 느껴지고요. 따로 분리된 작은 공간 있어서 회의나 스터디 하기 알맞아요. 손뜨개, 소이캔들, 드로잉 강좌 등 우리 동네에 모셔놓고 싶은 프로그램들이 자주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