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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 House

세상에 공짜가 있었드랬다

by 불친절한 금자씨 2014. 4. 18.

난 경품 운이 없는 지지리도 없는 녀자였다.

몇 년 전, 친구 따라 용하게 신점을 본다는 한옥집 1층을 찾아갔을 때 "이런 팔자가 내가 말하기 제일 심들어"라던 '왕꽃 선녀님'의 언사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던 이유는 '그래, 난 공짜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었어'라는 자각 때문이었다. '왕꽃 선녀님'은 나의 경품 운에서 그치지 않고 일을 해도 뭔가 꼬이고, 결혼을 해도 곧 갈라서고, 공부를 다시 해도 쓰잘데기 없고, "그래서 어쩌란 거냐"의 나의 호통에 "이런 팔자가 내가 말하기 제일 심들어"라는 답변만 내놓셨다. -_-;; 아놔.


이것도 팔자에 나와 있단 말인가.

딱 한 번 당첨된 적이 있었는데 내 번호를 부를 때 작게 대답했더니 (설마 나일리 없을 거야~하고 기어 들어가는 포즈로 대답함) 없는 사람인 줄 알고 다른 번호를 다시 뽑았드랬다. 당첨된 사람이 안 나와도 2번은 불러서 확인하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단 한 번 부르고 팎! 끝!! 암튼 '왕꽃 선녀님' 덕에 다시는 점집에 안 가게 되었다. 그리고 뭘 해도 어차피 안 되는 팔자니, 내가 좋을대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대로, 즐겁게 고소하게 살면 된다는 확신이 생겨 버렸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불금에 블로그 포스팅 열라 했는데 방문자가 한 명인들 뭐 어떠리'라는 신간 편한 마음가짐. 어차피 안 되는 팔자인데 한 명인들, 0명인들 어떠리,  나 좋아서 했다, 라는 지지 않는 마음. ㅎㅎ 이 정도면 아큐정전의 '정신 승리법'에 필적하고, '이기는 것은 적에게 달려 있고 지지 않는 것은 나에게 달려 있다'는 손자병법의 생활화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며칠 전 나에게 50,000원의 티머니 '머니'가 자동으로 왕도하였다.

'왕꽃 선녀님' 보고 계시남? (이대 앞 그 곳~)

내 똑똑이 전화에 아래와 같은 문자가 찍혔고, 언빌리버블한 이 문자를 인증샷을 찍어 간직했다.



내친 김에 나의 '왕꽃 선녀' 저주를 풀어준(?) 서울시 에코마일리지를 선전한다. 블로그를 통해 '방판'의 세계에 접어든 것만 같아요. ㅋㅋ


작년 이맘쯤 이사를 하면서 '서울시 주택에너지효율화 사업'으로 집수리 대출을 받을 때였다. 주택에너지효율화 사업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서울시의 에코마일리지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대서 당빵 가입했다. 온라인 쇼핑몰에 가입하는 것보다 더 적은 개인 정보를 요구했다. 1분 안에 가입 끝!


그리고 거의 반 년 간 존재 자체를 잊고 있었다. 몇 달 전 에코마일리지로부터 '당신은 인센티브 지급 대상'이라는 문자가 오기 전까지는. 주섬주섬 에코마일리지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글쎄 비밀번호를 까맣게 잊어버렸지 뭬야. 비밀번호를 재발급하는 이메일을 신청했는데 그 이메일은 '왕꽃 선녀'의 예언대로 메일의 스팸함에 당도하사 나는 확인을 못 하고, 그리고 까먹은 채 또 몇 달이 지나갔다. 그런데 직장에서 우연히 에코마일리지에 대한 서울시의 광고지를 보고서 퍼뜩 인센티브가 떠올랐다. 다시 비밀번호를 재발급하는 이메일을 신청하고 스팸함을 뒤져 비번을 알아내고야 말았다. 헉헉 (역시 공짜도 지난한 과정을 거침) 


그리하야 오만원의 향연.

내가 이사 오기 전 우리 집에 사셨던 전 주인님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샤 나의 에너지 절약은 마이너스 90%의 경지에 도달했다. 짝짝짝. 이것은 레알 에코 하우스. 암튼 에너지 절약을 통해 '왕꽃 선녀'의 저주에서 풀려났으니 여러분들도 이렇게 은혜로운 서울시 에코마일리지 얼른, 꼭 가입하시와요. ㅎㅎ (아놔, 나 서울시 에너지 절약반 공무원도 아니고 6.4 지방선거 원순씨 선거 캠페인 본부장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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