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 day

'한갓 필부'의 생각, 우리보다 오래 살아라

불친절한 금자씨 2014. 5. 1. 12:47



아이를 키우는 입장도 아니고,

청소년 인권단체에서 문제 제기했듯 '아이들에게 핵없는 사회'라는 구호가

어린이와 청소년을 주체적인 존재보다 지켜주고 보호해야 할 수동적 존재로 자리매김 시킨다는 

비판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그저 참담하고 이런 세상이 어마무시해서 봄날이 봄날 같지 않았다.


30-40대 여성들의 정신적 지주라는 '마스다 미리'의 만화 <수짱의 연애>를 읽다가 멈춰서게 되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건네는 '많이 컸구나'라는 어른들의 말이

 '우리보다 오래 살아라'라는 뜻이었다는 부분을 읽다가

가슴이 콱 맥혀서였다.


 먹는다는 것은 큰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이 컸구나'가 칭찬이었던 시절

그 '많이 컸구나'는

우리들보다 오래 살아라,하는

어른들의 응원이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나라가 융성하고 쇠퇴하는 데는 밭 갈고 나무하는 한갓 필부에게도 책임이 있다." (고염무)

한갓 필부로서, 나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이다.


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한 바퀴 도는데

합정동에서 망원동 사이, 

개인의 이름을 단 노란 현수막 20여개가 길가 가로수에 묶여 있었다.




이미지 출처: http://news.kukmin.tv/news/articleView.html?idxno=4535


많이 컸구나, 라며

'우리보다 오래 살아라' 마음 속 응원은

이제 어떻게 해줘야 할까.